단색, 여성의 건강을 위한 여정의 시작

단색's 메이킹 노트

[개발일지 5화] 어른들은 몰라요, 우리가 얼마나 불편한지!

관리자   2021.12.22 18:30:43
조회수 4,988

단색, 주니어브라 개발일지 #1

 

 

"올초부터 이 브랜드 저 브랜드 딸아이 첫 브라를 제대로 

선택하지 못하고 아이가 불편하다는 얘기 할 때마다

래 브라가 그런 거다.. 나중에 생리하면 더 불편할 거다.

참 무지하게 아이를 달래 왔구나 싶네요ㅜㅜ

이렇게 편하고 좋은 브라가 있는데 말이죠.. 

몽우리 지는 시기라 쓸리면 통증이 있어도, 

기존 브라는 답답하고 불편하다고 

무조건 벗고 자던 아이가 자유브라는 입고 자도 

오히려 쓸림 통증까지 보호해줘서 너무 좋다네요.

너무 늦게 알게 된 단색 자유브라 

지금에라도 알게 돼서 너무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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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답은 주니어였어!

2019년 3월, 컴포트에어(구 논샘팬티) 월간 판매 및 리뷰 데이터를 분석하던 중 예상치 못한 사실을 발견했어요. 생리팬티 고객 중에 초경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꽤 있으시더라고요. 이분들께서 "초경하는 아이들이 브라도 입어야 하는데 세트 판매는 없나요?"라는 질문을 해주셨어요. 당시 ONLY 생리팬티 브랜드로 자리를 굳힐 건지 아니면 범주를 넓혀서 여성의 일생을 케어하는 브랜드로 나아갈지 고민하던 시기라, 그 질문을 받고 신대륙을 발견한 기분이었죠.

 

 

지금의 3040들은 생리대가 생리용품의 전부인 줄 알고 자란 세대잖아요. 딸 혹은 조카가 생리를 시작하면서 생리팬티, 생리컵, 탐폰 등 대체용품 시장에 눈을 뜨는 경우가 많고. 주니어 속옷도 마찬가지더라고요. 저도 학창시절에 심리스 브라 같은 거 존재조차 알지 못했어요. 가슴이 자라기 시작하면 와이어, 후크, 얇은 어깨끈 삼위일체로 이뤄진 브라를 입는 게 당연했죠. 불편하고 답답하다고 토로하면 "여자가 되는 과정은 원래 그런 거야"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말이에요.

 

 

원래 그런 게 어딨나요,

딸아이가 점점 크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이가 다 커도 지금과 같을 거라면 주니어브라도 바꿔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생리대 없어도 되는 생리팬티처럼,

와이어, 후크, 얇은 어깨끈 없는 3無 주니어브라를 만들어보자!

 

  

 

세상사 참 쉬운 일이 없구나..

 주니어속옷 시장 조사를 하면서 큰 변수 3가지를 맞닥뜨렸어요. 대기업이 포진하지 않은 분야라서 희망이 있을 줄 알았는데, 대기업이 나서지 않은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더라고요..

 

 

1. 생각보다 좁은 시장과 탄탄하게 자리 잡은 기존 브랜드

 

     저출생 흐름에 따라 10대 인구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고, 그마저도 여자 아이는 더 적어요. 게다가 기존 아동복 브랜드들이 주니어속옷 시장을 독식하고 있죠. 파이가 크지 않은 시장에 특별한 경쟁력 없이 진입했다가는 거지꼴을 못 면할...

 

 

 

2. 온라인 구매 경험이 적은 고객 & 막강한 오프라인 유통채널

 

    단색은 유통 마진을 줄여서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품질의 제품을 전달하는 온라인 D2C 브랜드에요. 그런데 조사 결과, 주니어브라를 구매하는 학부모 고객들은 보통 대형마트 또는 백화점에서 오프라인 쇼핑을 하는 고객군이더라고요. 특히 시험 착용이 필요한 속옷류는 교환/반품이 어려워서 보통 온라인 구매를 꺼려하죠. 

 

 

 

3. 쫓아가기 힘든 가격 경쟁력

 

    마지막으로 '가격'이 가장 큰 이슈였어요. 단색은 품질 때문에 한국 생산을 고집하고 있다 보니 중국산 혹은 동남아산 주니어브라와는 게임이 안 되는 가격이 형성되었어요. 우리가 아무리 좋은 점을 어필한들 소비자들이 2~3배의 가격을 감수하려고 할까 싶더라고요..

 

 

 

 

일단 가자, 우리가 언제는 믿을 구석이 있었어?

 

 

한 달 동안 회의를 한 결과는 "그래도 가보자"였습니다. 다른 건 다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명확했거든요.

 

  

기존 주니어속옷은 아이가 아닌 부모에게 선택받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니 우리는 아이들의 눈높이로 만들고, 아이에게 선택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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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반응이 좋았던 광고 소재에요. 애들도 엄마가 사준 거 말고 자기가 입고 싶은 걸 입고 싶어하더라고요 ㅎㅎ

 

 

아이들에게 선택받기 위해 2가지 개발 과제를 먼저 완수해야 했습니다.

  

 

우선, 기성 제품과는 다른 브라 패드가 필요했어요.

 

기존 고객 조사를 통해 많은 아이들이 가슴 통증 때문에 주니어브라를 찾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장하는 가슴은 계속 통증이 느껴지는데, 패드가 속옷 안에서 돌아다니면 그 통증이 배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걷고 뛰고 해도 움직이지 않는 일체형 패드 디자인을 개발해야 했어요. 마침 팀원 중에 산업디자인 전공자가 있어서 3D 프린팅을 통해 만족할 때까지 설계와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패드 두께는 최소화하면서 가슴은 안정적으로 보호해 줄 수 있는, 일명 단색 땅콩패드가 탄생했죠.

 

8d632916dc79498256d9b8e5adb2f579_181758.jpg 윗 패드는 주니어(9~13세)용, 아래 패드는 하이틴(14~19세)용

 

 

그다음, 단색 주니어 브라만의 원단을 개발해야 했어요.

 

주니어브라는 보통 면으로 제작되는데, 사실 면은 활동량이 많고 신체가 자라는 아이들에게 최적의 원단은 아니에요. 또, 브라를 입기 시작하는 초등학생 때는 상체 움직임이 많은 시기라 사방으로 늘어나는 스트레치 기능이 필요하더라고요. 활동량만큼 땀도 많이 흘리니 통기성 좋게 얇으면서도 가벼워야 하고요. 종합하자면, 체육시간에도 안 입은 듯한 착용감을 주기 위해 신축성이 있어야 하고 복원력도 보장되어야 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잘 늘어지면 반대로 복원력이 약해지니 접점을 잘 찾아야 했어요..)

 

 

 

 

주니어브라에도 TPO가 있다

아이들의 니즈에 맞는 원단 개발을 위해 문제 상황별로 기술을 하나씩 적용했어요.

  

 

1. 여름엔 더워서 땀나고, 겨울엔 옷이 두꺼워서 땀나요!

 

→ 그래서 아쿠아엑스 & 라이크라

 

처음 주니어브라 샘플을 만들 때는 남들 따라 면 원단으로 제작했어요. 그런데 면 원단으로는 '안 입은 듯한' 느낌을 내기가 힘들더라고요. 특히 땀이 찼을 때, 통기가 어렵다는 한계점을 해결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스포츠웨어나 팔토시에 적용되는 아쿠아-X와 라이크라 원사를 택했습니다. 이런 기능성 원단은 속옷, 특히 어린이 속옷에는 비싸서 잘 쓰이지 않는 원단이에요. 그렇지만 생리팬티를 통해 가격에 타협하기보다 품질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잖아요? ㅎㅎ 

 

 

 

2. 지각 5분 전, 뛰어서 등교해도 땀이 안 찼으면 좋겠어요!

 

→ 그렇다면 50 데니어 대신 30, 아니 20 데니어 그런데 이제 하이게이지를 곁들인..

 

 라이크라와 아쿠아엑스가 아무리 좋은 기능성 원단이라도 속옷이 통기성 좋게 얇으려면 실 굵기 자체가 얇아야 합니다. 실의 굵기는 데니어 수로 측정해요. 보통 의류는 50 데니어, 속옷은 30 데니어로 직조하고요. 단색 주니어브라는 이보다 더 얇게 하기 위해 20 데니어에 도전했어요. 여기에 최소 30 게이지 이상의 하이게이지를 더해 얇으면서 탄탄한 원단을 만들었죠.

 

*데니어 수: 9000m의 실을 무게로 쟀을 때의 무게(gram). 실무에서는 90m를 감아서 무게를 잰 뒤 100을 곱한다.

*하이게이지: 1인치 안에 들어가는 편직기 바늘 수가 아주 조밀한 게이지. 게이지의 숫자가 클수록 원단이 가늘고 조밀하다. 보통 12 게이지부터 하이게이지로 분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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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속의 D가 데니어 수를 의미합니다. 보통 스타킹은 싱글편직에 50데니어 (출처: 뉴스에이드)

 

 

3. 피구 할 때 사방으로 쭉쭉 잘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 그렇다면 싱글편직 대신 양면편직

 

 

대부분의 의류 업체는 원가 절감을 위해 싱글편직으로 직조합니다. 싱글편직은 가장 기본적인 원단 조직으로, 한 면으로만 짜인 원단을 의미해요. 쉽게 말해 얇은 천 한 장인 셈이라 원단이 앞면 방향으로 말리는 특성이 있죠. 이에 반해 양면편직은 앞뒤 조직이 같아서 두 개의 원단을 겹쳐놓은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한쪽으로 말려 올라가지 않고 탄탄해 신축성과 원단의 지속성이 뛰어나요.

 

  

20 데니어로 기성 속옷보다 얇은 실을 사용하는데 편직까지 싱글이면 원단이 쉽게 뜯어지거나 찢어질 수 있어요. 통기성을 포기하면 기성 속옷과 다를 바가 없고, 그렇다고 양면편직을 포기하면 속옷이 말려 올라가는 불편함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와 멀어졌죠. 그래서 원가 상승을 감수하고 양면편직을 고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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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편직은 그림처럼 한쪽으로 말려 올라가요.

 

 

 

아쿠아엑스 20데니어 + 라이크라 20데니어 + 양면편직 + 36게이지 = 자유브라 주니어!

 

편직 공장과 함께 원단 샘플 작업만 7개월 진행한 끝에 단색 자유브라 주니어만을 위한 하이퍼-X 원단이 탄생했습니다. 양면편직을 적용한 덕에 속옷을 입으면서 말려 올라가는 불편함을 해소했고, 목표로 했던 30게이지를 넘어선 36게이지(1인치에 들어가는 바늘의 개수가 무려 36개)를 실현해 가늘고 촘촘한 원단을 실현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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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X 원단이 직조되는 양면 하이게이지 환편기

 

 

 생리팬티 개발 과정에서 생리대 대체재가 필요하다는 거대한 니즈는 맞췄지만, 세부적인 니즈는 딱 들어맞게 맞추지 못했어요. 17번의 리뉴얼을 하는 동안 고객의 이야기를 반영하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처음부터 잘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생리팬티 개발 과정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주니어브라는 시장 조사와 고객 조사를 철저하게 진행했어요.

 

  

그럼에도 역시나 가격이 기존 시장가보다 1만 원 이상 비싼 탓인지 구매건수가 확 오르지 않더라고요.

  

 

이번 시련은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예고편>

 

단색, 주니어브라 개발일지 #2

 

 

엄마, 나 인생브라 찾았어! 너무 고마워!!

부제: 딸이 먼저 찾는 주니어브라

 

 

올해 여름 갑자기 자유브라 주니어가 날개 돋친 듯이 팔리기 시작했어요. 내부적으로는 주니어 시장에 대한 기대가 완전히 꺾여서 주니어 라인 철수까지 고민했기에 솔직히 당황스러웠죠. 겨울이 된 지금, 판매 추이와 검색량 데이터를 통해 갑자기 터진 대박 비결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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